보신각종은 왜 33번 칠까? 普信閣 궁금증 해결하기

해마다 12월 31일 00시 00분 00초가 되면 서울 종로 2가에 있는 보신각에서는 어김없이 33번의 타종이 이루어집니다. 그럼 보신각종 33번 타종의 의미에 대해서 짧게 되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신각

33번 종을 울리는 이유는 제석천(불교의 수호신)이 이끄는 하늘 세상인 도리천(33천)에 닿으려는 꿈을 담고 있으며,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편안함을 기원하기 위해서 입니다. 

 

제석천: 불교에서 도리천의 왕을 의미하는 수호신

도리천: >도리천 뜻 위키백과 (설명이 길어서 링크 검)

 

어쨌든 제야의 종소리는 한국의 대표적 송구영신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보신각종을 33번 치게 된 것은 불교의 설화에서 유래했습니다. 고대 인도인들은 세계는 넓은 바다로 되어 있으며, 그 한가운데에 수미산이라는 큰 산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수미산의 꼭대기에는 도리천이라는 하늘이 있는데, 도리천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33천입니다. 이곳은 하늘과 땅의 중간이면서도 인간이 갈 수 있는 마지막 단계로 여기에 사는 사람은 무병장수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해를 맞는 사람들도 33천에 사는 사람들처럼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제야의 종을 33번 치게 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시름과 번뇌를 씻고 새로운 한 해를 맞기를 축원하는 의미로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보신각종을 33번 치는 이유가 3.1 독립만세운동 당시 민족 대표 33인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이것은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보너스로 한 가지 더 알려드리자면, 지금은 보신각종을 일 년에 한 번 12월 31일에만 치지만 예전에는 매일 쳤습니다. 

 

오전 4시경에 33번, 오후 10시경에 28번 종을 쳤는데, 오후 10시에 종을 치면 통행이 금지되고 새벽 4시경 33번을 치면 서울의 4대 문과 3 소문이 일제히 문을 열어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보신각종은 도성 사람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보신각종은 성문을 여닫고 도성 안팎의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뿐 아니라, 도성 안에 큰 화재나 변란 발생 시에도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오후 10경에 28번을 치는 것은 동양에서 생각하는 하늘의 별자리 28수를 상징하는 것이고, 오전 4시경에 33번을 치는 것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33천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한양에 종을 처음 건 것은 1938년(태조 7년)으로, 광주에서 주조한 종을 청운교 서쪽 종루에 걸었습니다. 1413년(태종 13년)에 종루를 종로 네거리로 옮기고 1458년(세조 4년)에는 새로 대종을 주조하여 달았으나 고얀 일본 놈들의 임진왜란으로 인해서 종루를 소실되고 종도 박살이 났습니다.

 

1619년(광해군 11년)에 종각을 다시 짓고 종을 걸었는데, 이때 세운 종각은 임진왜란 전의 2층 종루가 아니고 1층 종각이었으며 여기에 건 종은 명례동 고개에 있었던 것을 옮겨왔다고 합니다. 이 종은 원래 원각사종으로 세조 때에 주조한것인데 1536년(중종31년)에 남대문 안으로 옮겨놓았다가 1597년(선조30년) 명례동 고개로 옮겼던 것을 광해군 때 종각을 복구하면서 이전한 것입니다. 

 

그 후 조선 후기까지 4차례나 화재와 중건이 있다가  1895년(고종 32년)에 종각에 보신각이라는 현액이 걸린 이후 종도 보신각종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현액 글씨는 고종이 직접 썼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제야의 종 영어로는 jeyauijong라고 말한답니다.

 

보신각의 뜻: 특히 누각 이름에 '信' 字가 갖는 의미는, 조선의 건국이념인 인의예지신(仁義禮知信)에 대하여, 도성의 성문인 숭례문 흥인지문 등에 반영을 시켰고, 그 중앙에 있는 종각에 신(信)의 이념을 반영시키는 의미가 있다고도 합니다.

요새는 제야의 종 모에화까지 이루어져서 참 재밌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네요.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언젠가 코로나가 사라지면 다시 모여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 소망을 빌어볼 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야의 종 모에화

>> 노래방 애창곡 18번이라고 하는 이유. 음탕한 일본 미소년들과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