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노래방 모임에서 노래방 애창국 18번이라는 말이 자주 쓰입니다. 아는 노래가 없어도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법한 18번. 흔히 십팔번은 애창곡이라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십팔번이라고 하는 걸까요?
십팔번이라는 말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많은 숫자들 가운데 하필이면 17도 아니고 19도 아닌 18인지 도무지 정확한 뜻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사용했었습니다. 숫자18의 의미가 대체 무엇일까요?
십팔번.이라는 말은 일본의 전통 예술인 가부키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일본의 가부키는 사실주의와 형식주의, 음악과 춤, 화려한 분장과 무대 장식이 어우러지는 대중적인 연극입니다.
일본어 "가부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歌舞伎 노래, 춤, 솜씨를 나타냅니다. 400년이라는 전통을 지닌 가부키는 일본 전통 예술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부키가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처음 가부키가 무대에 올랐을 때 정부에서는 풍속을 문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공연을 금지했던 것입니다.
가부키 무대에 더 이상 여배우가 오를 수 없게 되자 미소년 배우가 여자 옷을 입고 연기하는 괴팍한 형태의 가부키가 성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늙은 노인네들은 또 이 미소년에 흠뻑 빠져서 돈을 주고 연극이 끝나면 잠자리까지 같이 했다는 기록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아니 돈 주는 늙은이야 늘그막에 노망 났다 쳐도 미소년은 대체 돈을 얼마를 받고 할아버지와 잠자리를 가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기도 합니다.
이렇게 미소년이 가부키 연기를하는것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금지되고 말았습니다. 미소년이 하는 것도 풍속 문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괴팍하게 중년 남자가 여자 역을 맡아 연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내려온 것입니다. 정말 우리네 정신세계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기도 합니다만,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지...
여하튼 17세기 무렵 "이치가와 단주로" 라는 가부키 배우는 단막극 중에 크게 성공한 18가지 기예(技藝)를 정리하여 공연에 올렸습니다. 그것을 가리켜 가부키 광언(狂言), 즉 재미있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미친 말인데... 미친 말이니까 재밌는 말이라는 해석이 되나 봅니다.
그중에서 그 배우가 가장 자신 있게 했던 것이 가장 마지막에 하는 "십팔번"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가리켜서 십팔번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이 사용하던 십팔번이라는 이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애창곡" 또는 "제일 잘하는 것"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답니다.
이 말은 우리 문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말입니다. 그러니 십팔번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애창곡이라고 표현해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찬란했던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의 후예인 우리가 어찌 한낱 오랑캐 따위가 쓰던 십팔번이라는 단어를 써야 하겠습니까?
앞으로 누군가 노래와 관련해서 십팔번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으면 밑의 사진을 상기하며 반드시 바로 고쳐주시기 바랍니다.
- 호주 대통령 "한국인은 호주 방문시에 환전할 필요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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