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이론에서는 생각이 인간의 행동이나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일 자체 때문에 생겨난다기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즉 그 일을 어떻게 지각하고 해석했는가에 의해 일어난다.
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는데, 50명의 학생 중 다섯 명 이 집중을 하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일에 대해 교수가 내 강의가 재미없나봐. 다섯 명이나 딴짓을 하고 있어. 나는 강의도 잘 못하는 무능한 교수야'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위축되고 불안하고 우울해질 것이다. 심지어 교수는 강의를 서둘러 끝낼 것이고, 다음에 강의를 할 때 자신감 있게 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45명이나 초롱초롱 하게 듣고 있네'라고 생각한다면 불안하거나 우울해지지 않을 것이고, 자기가 준비한 강의를 계속 열심히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똑같은 상황이라도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감정이나 행동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불안해지거나 우울해지는 것은 부정적인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어떤 일을 왜곡해서 지각하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인지 이론가들은 부정적인 사고방식의 기저에는 역기능적인 신념이 있다고 주장한다.
역기능적 신념은 어려서부터 경험을 통해 습득된 절대주의적이고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잘못된 신념체계를 말한다. 이런 역기능적 신념 때문에 사회공포증이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임상 장면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을 살펴보면,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창피스럽고 당황스러울까 봐 걱정한다.
이와 같이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믿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하거나 비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특징으로 볼 때 사회공포증의 발생과 유지 및 치료에 있어 '인지가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사회 공포증에 대한 인지적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 이후 인지적 입장에서 사회공포증을 다룬 많은 연구에 힘입어 많은 심리학자들이 사회 공포증에 대한 인지 모형을 제안하였고, 이 중에서도 클락과 웰즈의 인지 모형 (1995)이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클락과 웰즈는 벡의 불안장 애에 대한 인지 이론의 기반 위에 사회공포증의 발생과 유지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변인들을 추가하여 사회 공포증에 대한 인지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 모형은 사회공포증의 여러 접근과 증상을 통합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이 장애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1) 인지 모형의 개요
클락과 웰즈의 인지 모형에서는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두려운 사회적 상황에 접할 때 일어나는 과정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사회적 상황에 대해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보이지 안는다면,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 는다면, 나는 가치가 없는 존재다', '나는 무능하고 부족하 다' 등의 역기능적 신념을 발달시키게 된다.
공포증에 대한 인지적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 이후 인지적 입장에서 사회공포증을 다룬 많은 연구에 힘입어 많은 심리학자들이 사회 공포증에 대한 인지 모 형을 제안하였고, 이 중에서도 클락과 웰즈의 인지 모형 (1995)이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클락과 웰즈는 벡의 불안장 애에 대한 인지 이론의 기반 위에 사회공포증의 발생과 유지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변인들을 추가하여 사회공포증에 대한 인지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 모형은 사회 공포증의 여러 접근과 증상을 통합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이 장애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땀이 나며, 주의집중이 되지 않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두 번째 요인은 불안을 줄이고 남들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받지 않기 위해서 하는 안전행동들이다.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시선접촉을 피하는 것, 자신이 말하는 것을 검열하는 것, 연설 도중에 중단을 피하는 것이 대표적인 안전행동들이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요인은 주의를 자기쪽으로 바꾸는 것과 자기 스스로에게 느껴지는 것을 사용하여 자기의 사회적 인상을 형성하는 것이다.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을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자신을 세밀히 검색하고 관찰하는 쪽으로 주의를 돌리게 된다.
이렇게 내적인 변화에 온 신경이 집중되면 스스로 느껴지는 것에 주목하게 되고, 이것을 사용하여 자신의 사회적 인상을 형성하며, 이런 자기의 사회적 인상이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자기를 관찰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가정한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는 생각은 내적으로 생성된 부정적 정보에 의해 더욱더 확신되게 되고, 외부의 사회적 단서들을 이 불안 프로그램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될 수 있다. 첫번째 요인은 불안의 신체적, 인지적 증상 들이다. 즉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몸이나 목소리가 떨리고 파악하지 못하고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부터 사회공포증의 인지 모형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일상적인 사회적 상황을 위협적으로 해석하게 함으로써 사회 공포증을 일으키는 역기능적 신념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또한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상황이 위협적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게 만드는 과정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앞에 기술하는 두 가지 과정은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두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하는 것이라면, 세 번째 과정은 상황에 처하기 전후에 하는 것과 관련된다.
(2) 사회공포증의 역기능적 신념
인지 모형에 따르면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의 수행방식에 대해 일련의 역기능적 신념들을 가 지고 있는데, 이런 역기능적 신념으로 인해 일상적인 사회 적 상황을 위협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들의 역기능적 신념들 중 중요한 세 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사회적이 조금이라도 드러나서는 안 된다. 불안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 나는 똑똑하고 재치 있고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과도하게 높은 기준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안을 야기한다.
사회적 평가와 관련한 조건적 신념
내가 실수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거부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내 진짜 모습을 안다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면 상대는 나를 어리석다고 생각할 것이다 등이 있다.
자기와 관련한 무조건적 신념 우울한 사람들처럼,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부족해', '나는 매력적이지 않아', '나는 부적절해 등이 있다.
그러나 우울한 사람들과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의 자기 개념 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우울한 사람들의 자기 개념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동안 일정하게 지속되는 반면에,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항상 마음이 불안정하다.
사회적 상황에서는 자기에 대한 과정이 불확실하고 부정적이지만, 혼자 있거나 편안한 상황에서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부정적 자기개념은 자신을 평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 들과 함께 있을 때에만 주로 촉발되는 것으로 보인다.
(3) 사회적 상황에서 보이는 변화 과정
초점의 변화와 느낌으로 자신의 사회적 인상 만들기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상황에 처할 때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주위의 초점이 변하는 것이다.
일단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면 자신을 세밀히 검색하고 관찰하는 쪽으로 주의가 바뀌게 된다. 이렇게 주의가 자기 쪽으로 변경되면 자신의 불안 반응을 더 쉽게 자각하게 되고, 외부 정보(상황과 다른 사람의 행동)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주의를 내부로 돌려서 스스로 느끼는 것에 주목하고 이것을 사용하여 자신의 사회적 인상을 형성한다. 그리고는 그 인상이 곧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실제로 관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대신에, 주의를 내부로 돌려서 스스로 느끼는 것에 주목하고 이런 정보가 다른 사람의 평가와 관련이 있다고 자동적으로 가정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 창피하다고 느낀 것을 실제 창피당한 것과 같은 것으로, 불안하다고 느낀 것을 눈에 띄게 불안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등식으로 인해 상당한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면, 자신이 심하게 떤다고 느끼는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손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보고 있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단지 미세한 떨림만을 보거나 아니면 전혀 아무것도 보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처리의 편향은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일상적인 사회적 경험에서 혹은 행동치료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직면 훈련(두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훈련)에서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 처할 경우, 자신의 두려움 때문에 생긴 부정적 감정들을 생각할 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해 보지 않기 때 문이다. 이것이 바로 수줍음과 사회공포증의 근본적인 차이 인것이다.
수줍은 사람들은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부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사회적 상황에 임할 수 있지만,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의 실제 반응을 비교적 있는 그대로 관찰함으로써 부정적 생각과 불안을 멈출 수 있다.
이러한 처리방식이 부적응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공포 증이 있는 사람들은 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가능한 설명이 있다. 첫째, 일상적인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에 대해 분명한 정보를 주는 단서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자신이 있거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이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에 의해서 크게 위협을 받기 때문에 평가와 관련된 정보를 찾으려는 동기가 강하고, 외부 정보가 애매할 때 자신의 내부 정보를 사용한다.
둘째,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까와 관련된 정 보를 얻기 위해 사용되는 많은 방식들 (예: 시선 접촉, 타인의 반응을 직접 물어보기 등)은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실제적인 외부 정보보다는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내부 정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안전행동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안전행동을 한다. 특정한 안전행동과 이들이 두려워하는 결과 사이에는 정확히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말을 하면서 중간에 잠시라도 중단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불안한 사람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말할 내용을 미리 상세히 암송할 것이고 매우 빠른 속도로 말을 할 것이다.
음료수를 마시면서 손이 떨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닌 사람은 컵을 힘주어 꽉 잡게 된다. 이러한 안전행동은 세 가지 이유에서 문제가 된다. 첫 째,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한 끔찍한 결과가 일어나지 않은 것을 자신이 안전행동을 했기 때문이 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내가 두려워하는 행동(예: 손을 떠는 것)을 하게 되면 끔찍한 일(예: 창피함, 거부감 등) 이 일어날 것' 이라는 자신의 부적응적인 생각을 버리지 못하게 된다. 둘째, 어떤 경우에는 안전행동이 불안 증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컵을 꽉 잡는 안전행동은 손을 더 떨리게 만든다. 셋째, 안전행동은 상대방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습거나 잘못 된 말을 할까봐 사회적 상황에서 말을 적게 하는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상대방에게 대화를 재미없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따라서 상대방이 덜 따뜻하고 덜 호 의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4) 예기 및 사후 정보처리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상당한 예기불안을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을 사회적 상황에 임하기 전에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세히 검토한다. 그들의 머리에는 과거에 실패했던 기억들, 그 상황 속에 있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비난과 거부에 대한 예상 등의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러한 반추의 결과로 완전히 그 상황을 회피해버리거나 마지못해 임하지만 주의의 초점은 이미 자신에게로 향하여 실패할 거라고 기대하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우호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제대로 주목하지 못하게 된다. 사회적 상황을 벗어나면 사회적 위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불안도 급속히 사라진다.
그러나 부정적 인 사고와 고통이 즉각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회적 상호 작용의 성격상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한 분명한 단서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사회적 상황이 끝났어도 그 일에 대해 오래도록 세밀하게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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