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이론은 프로이트 이후 많은 변화를 거듭했으며, 사회불안이나 사회공포증과 관련된 이론도 이와 더불어 발전해 왔다. 최근의 정신분석 이론은 프로이트의 이론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장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체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프로이트는 어떻게 사회불안과 사회 공포증을 설명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번글은 좀 정신분석학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글이오니 너무 깊게 알고싶지 않은 분들은 패스하고 다음글을 읽으셔도 되겠습니다.
(1)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
사회공포증 원인으로써 유명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인간의 성격구조는 크게 원초아와 자아, 초자아가 있다. 심리 내적인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인 원초아는 성적 욕구나 공격성 같은 본능적인 욕구를 포함한다.
자아는 개인이 스스로를 의식하고 정신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한다. 또한 인간의 행동과 의식적인 사고를 실행하고 억제한다.
마지막으로 초자아는 양심이나 이상과 관련된 판단을 하는 요소이다.
이런 심리구조를 이루고 있는 세 가지 요소의 활동의 많은 부분은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이 구성요소들은 인간의 발달에 큰 도움을 주고, 원초적인 욕구를 사회적으로 허용되고 적절한 행동으로 변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아동기의 경험은 당연히 내적인 성격구조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아이가 자라서 어떤 성인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이런 경험에는 현실 세계에 직면하는 것이 포함되고, 이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대상인 어머니와 이별하게 될지 모른다는 위협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애착 욕구로 인해 아버지가 자신을 덜 사랑하거나 미워할지 모른다는 거세 불안이 개입된다.
이런 성격구조들 간의 상호작용은 자아와 초자아의 발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실 세계에서 상호 작용하는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타인을 한 독립적인 인간이 아닌 개인의 본능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이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역할이 확대된 것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으로 올라오는 금지된 성적 공격적 생각이나 추동, 즉 어린 시절 해결되지 안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이로 인한 거세에 대한 공포, 근친상간에 대한 불안, 기타 성적 흥분에 따르는 갈등이 불안을 초래한다고 하였다. 이때 불안은 용납되지 않는 무의식적 갈등이나 충동을 억압하라고 알려주는 경고의 역할을 한다.
이 불안이 방어기제의 하나인 억압을 통해 적절하게 억압되지 않으면 대치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불안을 해결하게 되는데, 그에 대한 대가로 공포증이 생겨나게 된다. 즉, 위협적인 갈등이나 충동이 무의식 속으로 억압되지 않 아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대치에 의해 불안은 외부 대상으로 옮겨져 그에 대해 공포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공포의 대상이 변화되거나 일반화를 통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불안과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3세에서 5~6세까지 아동이 성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성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성의 부모에 대한 관심으로 넘어가고, 이성의 부모를 사랑하고 소유하고자 하면서 느끼게 되는 갈등을 말한다.
즉 이런 갈등은 어머니와 아동과의 관계에서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생기는 삼자 관계를 수용해야 하는 시기에, 세대 간의 간격을 구분하지 못하고 성에 대해 미숙한 환상으로 성과 애착을 구분하지 못하는 아동들의 특성으로 인해 부모를 사랑의 대상이자 경쟁자로서 보기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심리 내적 갈등을 말한다.
이때 갈등의 내용과 공포 대상 간에는 직 집적으로 또는 상징적으로 관련이 있다. 또한 새로운 공포 대상은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불안이나 사회 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피함으로써 긴장 상황을 해결하려 한다. 이런 회피의 방어기제가 그 사람의 주된 기제로 작용하면 사회 공포증이 계속 유지된다.
(2) 대상관계 이론
프로이트의 이론에 영향을 받았지만 상이한 이론적 틀을 지니고 있는 일단의 정신분석가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이 개인 내적인 심리나 갈등만을 너무 강조하고 주변 인물과의 상호 작용을 간과하였다고 비판하였다. 특히 프로이트 이후에 발달한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생애 초기 양육자와의 상호 작용 경험이 성격구조의 형성과 발달에 매우 중요하 다고 강조하였다.
대상관계 이론에서 말하는 대상이란 자신의 충동이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타인을 의미한다.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유아에게는 원초적인 욕구인 식욕이나 성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과는 무관하게 타인과 관계를 맺으려는 기본적인 동기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유아는 이런 동기로 인해 어머니와 관계를 가지면서 대상과의 경험은 물론이고 그 경험에 수반되는 감정 상태까지 내면화하여 대상 표상을 형성한다.
대상표상이란 자신과 관계를 갖고 있는 다른 사람에 대한 내재화된 정신적 이미지를 말한다. 내재화된 정신적인 이미지란 예를 들면 아이가 자라면서 어머니가 곁에 없을 때도 어머니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현실 세계에 엄마가 존재하는 것처럼 그 어머 니에 대한 상이 아기의 정신적인 내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후 초기 어머니와의 관계가 어떠했는가는 그 아이가 자라서 어떤 대상관계를 가지게 되는가를 직접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런 내재화된 대상 표상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에 대해 어떤 식으로 예상하고 기대하는가를 결정한다.
가령 생애 초기 어머니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내재화한 아기는, 자라서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를 이룬 상태에서 그 사람들이 자신의 곁을 떠날 때 불안해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정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즉 안정 적인 대상표상을 지니고 있으면 지속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고 위협에 대해 방어를 할 수 있다.
반면에 대상관계가 혼란스럽고 불안정하면 불안에 취약 해진다. 만약 양육자의 이미지가 수치스럽게 하거나 굴욕적인 이미지나 조종하거나 거부적일 때 이런 대상표상을 내재화하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러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따라서 대인관계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거나 사람을 만나는 자리를 아예 피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회 공포증의ㄹ 증상들이다.
(3) 길버트의 방어 안전 모델
길버트의 방어 안전 모델은 공격성에 대한 생득적이고 생존과 관련된 경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정신분석학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친밀감 형성과 협동적 활동에 대한 생득적인 경향성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이론은 공격성과 친밀감 형성에 대한 최근의 정보를 통합하고 있다.
길버트는 사회 공포증이나 사회불안은 생물학적인 기반 이 있는 두 가지 생존 체계의 활동 수준이 부적절할 때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 모델에 따르면, 대인관계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방어체계의 활동성이 과도하고, 이 방어 체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안전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한다.
방어체계의 기능 중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얼마나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방어체계가 과도하게 기능하면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위협을 지나치게 확대해서 평가한다. 방어체계는 인간관계에 대한 비교를 활성화시키는데, 이것의 핵심은 자신과 비교해서 상대방의 잠재적 지배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안전체계는 상대방이 보여주는 친근하고 비 위협적인 제스처를 인식하여 방어체계의 활성화 정도를 약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한 방어체계와는 대조적으로, 안전체계는 다른 사람과 협동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촉진시켜 준다. 즉 방어체계는 인간관계에 대한 경쟁적인 기능을, 안전체계는 협력적인 기능을 지닌다.
이제 이 두 가지 특성을 통해 이 것이 사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의 증상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알아볼 것이다. 사회불안과 사회공포증에 관한 많은 심리 생물학적 모델들은 불안 증상이 우리 몸속에 있는 경보체계에서 비롯된 다고 보고 있다. 경보체계는 대인관계 상황에서 나타나는 위협에 민감하고 그 사람의 생존과 관련된다. 생존은 결국 환경의 자원에 접근하고 그 자원을 사용하는 것에 달려 있는데, 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반드시 대인관계적인 요소를 지닌다.
왜냐하면 자원은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경쟁을 하거나 협력을 해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은 협력보다 더욱 원시적인 생존 전략이다. 경쟁적인 관계에서 타인은 위협적인 요소로 간주될 것이고, 자원은 다른 사람들이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식의 경쟁적 기반에서 획득될 수 있다. 지배나 권력 위계는 사회조직의 주된 형태이다.
방어체계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는 생존에 대한 위협을 탐지하기 위해서 생긴 것이다. 가령 강도가 접근해 오는 상황에서는 방어체계의 기능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또한 직장에서 상하관계나 지배종속의 관계는 직함, 봉급 등의 자원의 평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진화의 과정에서 협력적인 행동에 기반한 대인관계가 생존과 환경 적응에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사냥과 같이 협력적인 행동을 통해 자원을 더 개발할 수 있다.
이런 협력적인 활동이 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분명해진 후에는 사회규범, 노동 분담 등과 같이 협력적인 목표에 반하는 경쟁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요소들이 발달하게 된다. 경쟁과 협력은 모두 적응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매우 상이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경쟁은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인간관계와 관련되며, 이로 인해 자신과 다른 사람이 지닌 힘과 능력을 비교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목표는 다른 사람에 대한 통제와 우월을 차지하는 것이 된다. 반면에 협력은 수평적인 인간관계 상황에서 기능을 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안전신호(가령 미소나 악수)를 보이면서 접근할 것이다. 협력 상황에서는 능력과 자원이 공유되므로, 다른 사람과의 차이는 최소화되고 집단내 사람들과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 가 조성된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협력은 안전감, 소속감,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과 관련된다. 반면에 경쟁은 권력, 자신의 지위를 방어하기 위한 경계, 보다 우세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과 연관된다. 지속적으로 방어체계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경쟁적인 상황은 감정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안전체계의 경우는 반대가 될 것이다.
경쟁적인 환경에서는 방어체계가 적응적이고 유용하지만, 사회 공포증 환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방어체계를 사용한다. 사회 공포증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대인관계 상황이 협력적인지 경쟁적인지를 알려주는 단서와 상관없이 경쟁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서 다른 사람과 말이나 행동을 주고받는다.
방어체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만한 단서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사회공포증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지위를 하락시키려는 적대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대인관계 상황을 해석하고는 타인에게 적대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때 친밀함을 표현하는 신호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반응으로 안전체계를 사용하지 못하면 이런 신호들은 무시되거나 잘못 해석된다. 따라서 협력적인 인간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한다.
결국 사회 공포증을 지닌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즐거운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만성적으로 방어체계와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 사고 및 행동을 하기 쉽다. 이런 것들의 예로는 자신이 위협받고 있다고 과도하게 느끼는 것이나, 자신을 공격하는 상황으로 잘못 해석하는 것, 또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과민한 것 등이 있다.
이런 증상과 더불어 사회공포증이나 사회불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협력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사람 들은 대인관계를 협력적인 것으로 바라보지 못하므로 자신이 어떤 일을 잘 못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도와주거나 지원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자신과 상대방을 협 력적인 관계에서 보지 못하면 열등감, 완벽주의, 타인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 등이 나타나게 된다. 길버트는 대상관계 이론의 핵심인 타인과의 애착은 주로 안전체계에서 나온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또한 이 안전 체계는 보다 나중에 그리고 보다 진보된 형태의 대인관계라고 보았다.
이렇게 사회공포증 원인은 여러가지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서 유추해 볼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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