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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리뷰

목공이라는 취미에 대한 오해

by 챌린지트로피 2020.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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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목공에 관심이 있어 열심히 머리속으로, 컴퓨터로만 즐기다가..

목공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세 달 되었네요. 

작업실을 만들어 개인적으로도 하고 있고 목공방을 다니며 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목공을 유튜브 같은것으로만 보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저의 오해들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려고요. 

 

 

1. 목공은 조용한 취미다.

 

가장 배신감이 컸던 영역입니다.

유튜브 보면 아름다운 영상으로 따사로운 햇살아래 나무를 잘라서 뚝딱뚝딱 조립하며 조용한 배경음악이 나오고

작업중에 고양이가 와서 놀다 가고 주변에 나무에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들리고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정말 세련되고 한적하고 조용한 취미 같았죠 ㅎㅎ

웬걸..

 

처음 기계톱(원형톱, 테이블톱)소리를 듣고 나서.. 환상이 와장창 무너져 버렸죠 ㅋㅋ

3개월전 시작할 때 아니고 한 5개월전쯤 실제 테이블톱 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아.. 난 시끄러워서 목공 못하겠다. 이소리가 나왔었어요 ㄷㄷ

나무가루 집진기소리에, 테이블톱 소리, 거기에 샌딩기계 소리, 엄청납니다. 

유튜브에서 왜 다들 묵직한 귀마개 착용하는지.. 실제 듣고 나서야 실감 ㅎㅎ

물론.. 전부 수공구로만 (손톱, 망치, 끌, 대패 등등) 한다면 맞는 말입니다. 망치 소리 정도만 날테니 ㅎㅎ

 

 

2. 목공은 정적인 취미다. 

 

마찬가지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톱으로 자르고 나사 박고 조립하면 땡인줄 알았죠. 

그런데 나무 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원목으로 만든 가구 무게는 항상 상상했던 것의 두배 정도 되는거 같아요.

편하게 집성목이나 합판이라는걸로 작업을 하는데 그게 사이즈가 2440 x 1220 mm 로 나옵니다. 

그거를 사다가 잘라서 사용하게 되는데 그거 한장에 무게가 20~40kg 쯤 됩니다. 겁나 무거워요. 

커다란 책장 같은거 하나 만들려면 그걸 이리 저리 돌리며 박고 때리고 칠하고 해야 하는데 

정말 허리 나갑니다. ㄷㄷㄷ 가뜩이나 뭔가 다 만들고 나면 그거 나르기도 곤욕이고요..

목공 작업 몇시간 하고 자려고 하면 양손이 저릿저릿 욱신욱신해요 

정말 힘들고 땀많이나고 근육이 아픈 작업입니다. ㅎㅎ

 

 

3. 목공은 깔끔한 취미다.

 

인터넷에서 목공관련 사진, 동영상들 보면.. 다들 깔끔한 목공방에서 앞치마 입고 정갈하게 작업들 하고 있죠 ㅎㅎㅎ

실제로는요?? 어마어마한 양의 대패밥, 톱밥, 나무분진(샌딩)이 사방으로 튀고 공기중에 가득합니다. 

앞치마 안입고 하면 옷에 전부 톱밥이고 양 팔엔 땀과 나무가루가 엉겨서 다 붙어 있어요 ㅋ

그래서 집진이 필수고, 환기가 필수고, 좋은 기계를 써야 하죠 ㅠ 마스크, 보안경 필수고요. 

 

가구 하나 적당한 크기 만들고 나면 그 가루들이 정말 한포대 나옵니다. ㅋㅋ

제가 생각하기엔 목공은 나무를 나무가루로 만드는 그 과정 어느 중간즈음... 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나무를 자르거나 켜는 과정도 톱날 두께만큼의 나무를 가루로 만드는 작업이거든요..

 

 

4. 목공의 핵심?은 조립이다??

 

목공! 하면 보통 가구만들기를 생각하고 가구를 만드려면 나무를 이리저리 조립하는 과정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목공 하면 주된 과정이 그 조립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재밌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런데 더 힘든 과정은 나무 재단하기 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그 무거운 나무를 이리저리 돌리며 자르는데 

굉장한 체력적 부담이 되고 더불어.. 정확한 사이즈로 재단하기는 굉장한 수고가 필요합니다. 

1mm 차이로 틈새가 뜨고 뒤틀리고 하기 때문에 1mm이하의 오차로 정확히 재단하는데 스트레스가 상당해요.

또 정확한 직각을 맞추는것도 기계의 힘을 빌려야 초보는 겨우 가능하고요 ㅠ

 

그런데 재단 보다 더 힘든 과정은?? 바로 마감입니다. 

가구를 만들어 물론 원목상태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마감과정을 거칩니다. 

일차로 샌딩(사포질)을 해야 하고요, 사포질도 일단 거친것으로 그다음 고운것으로 한번하고

거기에 각종 마감재를 바르는데 이게 종류도 어마어마하고.. 보통은 두 세번은 바르기에..

제대로 알고 제대로 하려면 정말 스트레스에요. 조립보다 재단이, 재단보다 마감이 더 오래 걸립니다. 

게다가 마감은 한번 하고 두번째 할때 사이에 건조시간이라는것도 있어서요. 시간도 오래걸리고, 하기도 짜증나고... 아주 

가장 난코스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해놓고 나면 마감만큼 뿌듯한게 없죠. 일반 가구가 고오급 가구 처럼 보이게 됩니다. ㅎㅎ

 

 

5. 목공은 비싼취미가 아니다??

 

이건 어느정도 까지 들어가느냐에 달렸지만 조금만 목공을 제대로 하고자 한다면.. 이런 소리가 나오죠.

돈 없으면 목공하지 말고 가서 골프나 쳐라..

다른 취미들은 큰돈이 한두번 들어가게 마련인데

목공은 큰돈이 아주 여러번 들어가고 작은돈은 수도 없이 들어갑니다. ㅎㅎ

각종 기계값, 나무값, 거기에 수공구들도 엄청 비싸고..

싼걸 많이 사봤지만 결국 비지떡.. 어차피 나중엔 조금 좋은걸 사게 되는데 가격이 와웅.. 

그리고 정말 생각외로 수도 없이 많은 자잘한 물건들을 사야 합니다.

정말 제가 지금까지 수도 없는 취미를 가졌었지만 이렇게 뭐 많이 사야 하는 취미는 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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