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중에는 왜 삼색기가 많을까?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고종 19년(1882년)에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에 건너갈 때 처음 사용한 것은 분명하니, 우리 국기에 태극 도형을 사용하기로 한 것은 그 이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태극기를 국가에서 공식 국기로 반포한 것은 고종 20년(1883년) 음력 1월 27일인데, 이때는 오늘날과 같이 규격과 도식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태극을 가운데 두고 네 귀에 건(乾), 곤(坤), 감(坎), 이(離)의 4괘를 배치했을 정도였습니다. 그 뒤 조국이 광복되면서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1949년에 국기제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여러 차례의 회의 끝에 그해 3월 25일에 음양과 4괘의 배치안이 확정됐습니다. 우리나라 태극기를 보면 빨강, 파랑, 검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를 보아도 삼색기가 많습니다.
특히 유럽에 있는 나라들로서 대충 생각나는 프랑스 국기, 독일 국기, 이탈리아 국기, 벨기에, 아일랜드, 이탈리아 벨기에,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이 모두 3색 국기입니다. 그런데 왜 많은 나라들이 삼색 국기를 쓰게 되었을까요?
일반적으로 삼색기라고 하면 '트리컬러(Tricolor)'로 불리는 프랑스 삼색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프랑스의 국기는 특히 자유 · 평등·박애를 상징하는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이것이 프랑스의 상징입니다. 이 삼색기는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 국민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라파예트(Marquis de Lafayette)가 시민에게 준 모자의 표지 빛깔에서 유래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이 삼색기가 세계 여러 나라에 널리 알려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 후 절대 왕조가 붕괴되고 유럽에서는 시민 국가가 탄생하였는데, 이렇게 탄생된 시민 국가의 국기 대부분은 프랑스 3색기의 영향을 받아 제정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삼색기의 원조는 프랑스가 아닙니다. 국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1200년 전후에 최초로 오스트리아에서 3 색기가 사용되었으며, 네덜란드가 독립한 후인 1574년에 오렌지(후에 적색) · 백 · 청의 3색기를 국기로 제정했습니다. 이렇게 네덜란드 국기가 제정된 후부터 삼색기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각 나라가 네덜란드의 국기를 모방해서 삼색기를 채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아시아와의 무역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강대국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가가 네덜란드를 동경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제국 시대의 백 · 청 · 적 삼색기는 당시 표트르(Pyotr) 대제가 네덜란드를 동경해서 채용했다고 합니다.
그 영향으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구 동독 등 옛 사회주의 국가에서 삼색기가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영토 면적은 41,543 km²입니다. 우리나라의 면적은 100,210 km²입니다. 북한의 면적은 123,138㎢입니다. 남북한을 합친 면적은 22만㎢ 가 넘습니다. 네덜란드의 면적은 남북한 합친 면적의 4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러시아 대제국처럼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나라조차 네덜란드를 동경했다는 것은 국력은 땅 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력이 곧 국력이며 선망의 대상입니다. 시골에 넓은 땅을 가지고 있어도 서울의 한자 투리 땅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앞으로는 문화의 힘을 키운 국가가 주변 나라 국민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며, 그것이 또 경제와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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