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8을 좋아하는 이유, 그리고 14를 싫어하는 이유

중국 사람들은 왜 8을 좋아할까 생각해본 적 있나요. "중국 호텔의 승강기에는 14층이 없더라” 예전에 중국에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한 말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13이라는 숫자를 싫어해서 빌딩에 13층이 없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14층이 없다는 소리는 중국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서 처음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건물에는 보통 4층이 없는데, 중국에는 4층 대신 14 층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문화권 안에 있긴 하지만 음식이나 생활, 문화 등 전반적으로 다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숫자에 대한 선호도도 다릅니다. 오늘은 중국인 8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해볼 수가 없습니다.

오성홍기

중국에 14층이 없는 대신 우리나라에는 4층이 없는 빌딩이 많습니다. 아예 4층이 없거나 4 대신에 F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4자가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아서 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에는 왜 14층이 없을까요?

 

죽는다는 의미의 사(死)보다, 중국어 발음으로 14는 더 나쁜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14의 발음은 "내가 죽는다" 발음과 비슷해서, 중국 사람들은 4보다 14를 더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인이 싫어하는 숫자는 14 입니다. 그다음을 싫어하는 숫자가 4입니다.

 

4가 죽을 사(死)와 발음이 비슷하지만, 숫자를 가리키는 사(四)는 글씨 중에서 가장 안정된 모습을 취한다고 하여 우리나라만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4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수 체계인 2의 배수로서 행운을 상징합니다. 중국의 기본적인 수 체계는 음양의 2진법을 기초로 하여 배수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국 사람들은 2, 4, 8, 16 그 리고 64의 기본 수치 개념을 가집니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가 2의 배수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2의 배수 중에서도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입니다.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숫자 8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은 8의 중국어 발음을 언뜻 들으면 돈을 벌거나 재산을 모은다는 말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8로 계속되는 전화번호, 차량번호 등이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고 합니다.

 

특히 북경의 유명한 호텔 전화번호의 뒷자리 수에는 유난히 8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8이 3개 이상 들어간 전화번호는 몇 백 위안이나 되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물건의 가격을 보면 9,000원이나 8,000원이 아니 라 8,888원 등 8원으로 끝나는 가격표도 많습니다. 공짜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물건 깎기를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이지만, 그렇게 가격을 붙여 놓으면 흥정도 않고 사간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장사를 하려면 이런 중국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야 합니다.

 

중국이 지난 2008년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이유는, 이와같은 8에 대한 국민적 선호도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1988년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서울 올림픽을 중국 사람들이 무척 부러워해 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입니다.

 

8 다음으로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는 9입니다. 구(九)의 발음이 "장수한다" 등의 뜻을 가진 "구(久)"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관광 업계나 서비스 업계는 8이나 9가 들어가는 날이 되면 그야말로 대목 입니다. 그래서 중국 숫자 9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입니다. 특히나 중국에서 888은 최고의 숫자입니다. 8이 3개나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에서도 이때 중국 손님을 잡기 위해 많이 노력합니다. 그래서 지난 1999년 9월 9일에 제주도에서는 중국 젊은이를 위한 합동결혼식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에서는 99번째 입장객을 9명까지 99% 할인해 주고, 커피숍에서는 커피 요금을 99원에 판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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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에서는 밤 9시 9분 9초부터 입장하는 9명에게 식사권과 향수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8이나 9라는 숫자에 그토록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일상에서 행운이나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문화적으로 그렇다 하는 것만 상식적으로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