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는 정말 숫자가 없을까? 방글라데시로 여행을 가게 되면 숫자를 한번 찾아보세요. 아무리 음식점이나 쇼핑센터를 구석구석 뒤져 봐도 아라비아 숫자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니다. 왜냐하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아라비아 숫자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외국 여행객들을 위해 아라비아 숫자가 쓰여 있는 공중전화가 따로 설치되어 있기는 합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수학 교과서, 일상적인 상거래, 전화번호, 심지어는 자동차 번호판까지도 아라비아 숫자 대신 방글라 문자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처음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한자를 쓰는 중국에서조차 숫자를 표기할때는 일반적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합니다.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는데, 왜 유독 방글라데시만 숫자라고 부르는것을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배척하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숫자를 표현할때 아라비아 숫자를 외국어 취급하면서 배척하는 것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초등학년 때부터 영어 교육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이렇게 영어에 너그러워 보이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왜 아라비아 숫자만은 그토록 배격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어쨌든 자국의 언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발상이라고 하니 나쁘게만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방글라 문자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불편을 줍니다. 선진국에서 들어오는 새로운 과학 기술은 모두 아라비아 숫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숫자로 간단히 표기해야 할 것도 모두 문자로 써야 하니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더욱이 방글 라데스의 문맹률은 70%나 됩니다. 그러니까 숫자를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입니다. 방글라 문자의 또 다른 문제점은 수를 세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하나 둘 셋넷.... 식으로 시작하여 숫자를 세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말은 방글라 문자에 비하면 무척 쉽습니다. 하나, 둘, 셋, 넷...”을 1에서 10까
자를 문자로 쓰는 것일까요?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우리가 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르는 것을 영어 숫자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영어 숫자는 외국의 것이라 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표현하는 방글라 문자로 표기하게 된 것입니다. 영어의 숫자도 'one, two, three, four 등으로 1에서부터 10까지 외우고, 11에서 20까지만 알면 그다음부터는 규칙적으로 변하므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방글라 문자는 1에서 100까지 하나하나를 따로 외워야 합니다. 본래는 십진법을 사용했는데, 오랜 역사 때문인지 1에서 10까지의 숫자가 십 단위가 높아질 때마다 조금씩 음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1에서 100까지의 숫자가 모두 독특한 말이 된 것입니다.
이 복잡하고 불편한 숫자 때문에 방글라데시에는 숫자를 제대로 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높은 문맹률에도 불구하고 방글라 문자를 고집하는 이유가 단순히 '영어 숫자'이기 때문이 라고 한다면 이제 아라비아 숫자로 바꾸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사실 아라비아 숫자는 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도 숫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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