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육제도는 633 식일까? 우리나라는 해방 후 3년 동안의 미군정 기간에 미국의 6·3·3식 교육제도(초등학교 6년, 중학 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이루어진 교육제도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교육제도와 별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여전히 미국의 제도를 무턱대고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어 여러 문제가 야기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교육제도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본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이후 미국의 교육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여 633 제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외의 많은 나라들도 633 제도와 거의 유사한 형태의 교육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설마 그 많은 나라가 모두 미국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 테고,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633식 교육이 자리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인간을 키워 나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교육제도를 결정할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인간입니다. 인간의 신체 발달 정도와 지적인 발달 정도, 학습 능력 등을 무시한 채 교육을 실 시한다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겠죠.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아기에게 구구단을 외우라고 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초등학교가 중·고등학교에 비해 기간이 긴 것은 기초를 다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어느 단계보다 중요한 것과 같은 이유지요.
사람은 6, 7세 정도부터 사물을 지각하게 되고 숫자를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대개 7, 8세가 되면 학교에 입학하게 되며, 체계적인 교육은 이 시기부터 이루어지 게 됩니다. 그러나 이 기간에는 집중 가능한 시간이 짧기 때문에 많은 양의 학습을 소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평균적으로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연령별로 다른데, 초등학생은 5분밖에 안되기 때문입니 다. 고등학생도 15분밖에 몰두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초등학생에 게 40분 수업 내내 많은 분량을 학습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따라서 초등학생들의 수업은 천천히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중·고등학교에서 공부 하는 내용을 정확히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중·고등학교는 따로 분리시키기보다는 함께 묶어서 6년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학습의 난이도와 집중력의 정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교과목이나 전체 형태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결국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으로 나누어지는데, 인간 발달 과정을 설명한 것은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솔론(Solon)은 인생을 7년씩 10단계로 나누어서 인간의 과정을 설명했는데, 그 기간들이 교육 기간과 거의 일치하는 첫번째 7년이 지나면 영구치가 나고, 두 번째 7년이 지나면서 정서적으로 성숙해진다고 했습니다.
두 단계에 해당하는 7세, 14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에게 수염이 난다고 표현한 세 번째 단계인 21세는 대학 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와 비슷합니다.
중국에서도 이와 같은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7을 여성의 숫자로 여기고, 여성의 발달을 7이라는 숫자와 연관 지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에서 영구치와 성적인 성숙을 언급한 것은 솔론과 일치합니다. 옛날 그렇게 멀리 떨어진 중국과 그리스에서 같은 생각을 했다는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
것은 아마도 인간의 발달 과정이 시대와 인류를 막론하고 같음을 증명하는 것일 듯하니다. 그리고 교육제도가 인간 발달을 기초로 해서 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 다. 12년이라는 중고등학교 교육 기간은 결국 인간이 영구치가 난 후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제도의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꽤 많이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교육제도의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딱히 그러한 논의가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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